‘워렌버핏을 꿈꾸는 대학 투자동아리를 찾아서’①
특별취재팀, bodo@ksdaily.co.kr
날짜 : 2008-07-07 오전 10:55:01
지금 대학교는 ‘주식투자 동아리’ 설립 ‘붐’이 일면서 건전한 주식투자 문화가 빠르게 정착되고 있다.
몇몇 학생들이 ‘주식투자’를 목적으로 소모임을 결성한 것이 동아리로 발전돼, 최근 대학교 내 주식투자 동아리의 규모와 활동성은 전문가들도 깜짝 놀랄 수준이다.
서울대 투자연구회, 고려대 가치투자연구회, 연세대 YIG, 이화여대 투자동아리, 성균관대 S.T.A.R 등을 포함해 2000년 초 본격적으로 생겨나기 시작한 ‘재테크(주식투자동아리 등 포함)’ 동아리는 현재 전국적으로 90여 곳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 대학생들은 재학시절 주식투자 공부와 실전을 통해 올바른 주식투자법을 학습한다.
현재 증권사들도 주식투자에 뛰어난 능력을 보이는 대학생 잡기에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증권사들은 프로에 뒤지지 않는 실력을 갖춘 미래 증권인을 발굴하기 위해 지원도 아끼지 않는다. 대학생 지원 프로그램은 증권사의 ‘인지도’를 높이고, ‘미래 고객’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우수인력’ 육성·확보와 함께 ‘건전한 주식투자 문화’를 형성하는 등 여러 가지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된다.
이에 본지는 대학 투자동아리의 운영 실태와 투자방법 등을 소개해 경제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주식시장 활성화에 일조하고자 한다.
‘건전하고 올바른 투자 문화를 만들고 실천하자’는 창립 비전을 세우고 이를 실천하기 위해 10년간 활동해온 서울대 투자연구회(SMIC)는 현재 15, 16기가 동아리를 이끌고 있다. 불과 몇 년전만 하더라도 “학생 신분에 주식투자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시각도 있었다. 그러나 향후 우리나라의 증권시장을 책임질 준비된 전문가로서 SMIC의 학습에 대한 의지와 ‘프로페셔널’한 정신에는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열정은 프로를 뛰어 넘어…한국의 골드만삭스를 꿈꾼다
투자의 실전보다 연구ㆍ끊임없는 학습에 충실, 그들은 光
2009년 SMIC(SNU Midas Investment Club)는 10주년을 맞이한다.
1999년 3월 발족한 이후 대학생 실전증권투자경연대회 참가, SMIC 리서치센터 설립, 모의투자대회 우승, 서울대 투자저널 발간, 대학투자스쿨 주최, 투자동아리 연합세션 등의 활약은 그 열정을 보여주기에 충분하다.
SMIC는 투자를 배우고 싶은 서울대 재학생들이 올바른 투자문화 정착을 위해 만든 학내 동아리다.
이 곳에서 대학생들의 주식투자 열풍은 프로의 세계에 못지 않다는 사실을 생생히 느낄 수 있다.
자본주의 경제체제의 한 국가에서 일어나는 정치ㆍ경제ㆍ산업의 동향을 그대로 반영하는 주식시장. 20세기 파리 증권시장의 우상이었던 투자자 앙드레 코스톨라니는 “증권시장은 예전에도 그랬고, 오늘날에도 여전히 불투명하다. 아무리 전문가라 할지라도 증권시장을 정확히 내다볼 수 있다면, 그것은 더 이상 시장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래서 SMIC는 비록 투자를 공부하기 위해 모였을지라도 수익에 집중하기 보다 시장을 배우려는 마음가짐이 더 중요하다.
[●SMIC의 연구ㆍ분석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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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는 애널리스트 수준급
SMIC는 매주 세션(Session)을 통해 기업ㆍ산업 분석보고서를 작성하고 발표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30명 정도로 구성된 동아리는 5개의 리서치팀과 기획팀, 홍보팀 까지 갖추고 있다.
매주 토요일마다 진행되는 정기 세션에서는 각 팀들이 준비한 분석보고서를 돌아가면서 발표하고, 다른 학우들의 냉철한 비판과 평가도 이어진다.
지난 1학기 동안 SMIC는 오스템임플란트, 아모텍, 우리파이낸셜, 고려아연, 금호산업, GS건설, 코텍, KT&G, 올리브나인, 씨모텍 등 20개가 넘는 기업ㆍ산업 분석보고서를 작성했다.
또한 기업을 방문해 CEO를 만나보고 인터뷰를 진행하며, 직접 탐방을 통해 향후 발전 가능성을 점쳐 봄으로써 발로 뛰는 일도 마다하지 않는다.
지난 학기 동안 SMIC가 양산해 낸 보고서들을 읽어보니 과연 그들의 프로 정신이 투철하다고 단언할 수 있다.
부족한 부분이 있는 것도 당연하나 졸업 후 국내 대형 증권사와 외국계 증권사에서 일하고 있는 동아리 출신 선배들도 많은 도움을 지원하고 있다.
매주 세션에는 현직에 있는 선배들이 발표에 참가해 쓴 소리와 격려를 함으로써 응원을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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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배우고 활용하는가
창조적이고 열정적인 그들은 국내를 넘어 세계의 경제와 시장을 선도할 전문가를 꿈꾼다.
팀 위주의 리서치 활동을 하되, 개개인의 역량도 강화하기 위해 전공 공부 못지않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SMIC 구성원들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목표는 개인의 올바른 투자관을 확립하고, 리더쉽을 배양하며, 가치투자의 비전을 사회 전체와 공유하는 것이다.
초창기 신입 회원들은 교육을 통해 기초적인 지식에서 재무제표를 보는 법까지 습득하게 된다.
정규 세션에서는 분석과정에서 발생한 각종 의문들을 명확히 하기 위해 기업탐방, 주주총회 참석, IR담당자와의 교류, 밸류에이션(가치 평가)을 실행하기도 한다.
이러한 노력들이 고스란히 성과로 나타난다.
지난해에는 대학생 증권선물경시대회 2위, 현대자동차 마케팅 포럼 1위, 동양종금 BUS 워크샵 참가 2위, E-money사와의 보고서 업로드 계약에 이어 투자관련 서적도 발간했다.
몇 년후엔 세계와 경쟁할 한국의 증권인
SMIC는 대외적 교류도 확대해 나가기 위해 타 대학교 동아리와의 협력을 중요시하고 있다.
연합동아리 행사의 일환으로 국내외 대기업의 CEO나 임원을 초청하여 세미나를 열기도 한다.
아울러 인턴쉽을 통해 실전 경험을 쌓으려고 삼성증권, PCA, UBS, 맥쿼리 증권, 한국투자증권 등 금융기관에서 실력을 키워나갔다.
대학생이라는 신분을 넘어서 증권사의 프로젝트를 맡기도 하고, 모의투자대회에서 상당한 수익률로 증권가를 놀라게 하는 이들이, 향후 자본시장통합법을 계기로 세계라는 무대에서 선진 금융시장과 경쟁할 한국의 경제 전문가로 거듭날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SMIC 회장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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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증권가가 한창 분주하게 돌아가는 오후, 새 학기를 이끌어갈 SMIC 엄희승 동아리 회장(지구과학교육ㆍ경영학과 4학년)을 인터뷰 했다.
올해로써 세 학기 째 SMIC 구성원으로서 활동 중인 그는 2003년부터 직접 투자에 뛰어들었고, 현재 한국투자증권에서 대학생 인턴으로 근무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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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IC 엄희승 회장(지구과학교육ㆍ경영 4학년)
증권사 인턴쉽 통해 실전 경험 중…
종목 선정은 펀더멘탈이 가장 중요
그의 말을 빌리자면 “선후배ㆍ동기간의 다양한 전공 지식을 넘나드는 치열한 토론 과정에서 동아리 구성원들은 기업과 산업을 내다볼 줄 아는 안목, 향후 금융 전문가로서의 자질을 키울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유전 개발이나 부동산 개발 등 비교적 리스크가 큰 대규모 사업에서 주로 사용되는 프로젝트파이낸싱(PF)를 향후 공부하고 싶다는 그는 긍정적이고, 항상 자신감에 차 있는 모습을 자신의 ‘장점’으로 꼽았다.
동아리의 시스템은 팀 프로젝트 위주로 진행된다.
매 학기 마다 10~12명 정도의 신입회원을 모집하는데, 서류전형을 거쳐 1, 2차 면접, 분석보고서 발표에 이어 공동체 의식이 있는지도 체크한다고 하니, 치열한 증권사 공채를 떠올리게 한다.
특히 팀 위주로 진행되는 리서치 과정이 기본 지식이나 소양보다는 팀워크, 동료애를 더욱 중요한 사항으로 여기게끔 한다.
리서치 팀 역시 경쟁을 통해 뽑힌 팀장이 팀원을 선출하는 형식으로 만들어진다.
엄희승 동아리 회장은 “가치투자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상장기업이나 산업에 대해 투자할 만한 가치가 있는지 혹은 성장성을 나타내주는 펀더멘탈”이라는 생각이다.
지난해 여름방학에 이어 올해도 한국투자증권의 인턴으로서 경험을 쌓고 있으며, 삼성화재 영업지점의 인턴 경력도 있다는 그는 진정 준비된 금융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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